엘리오스가 저번에 가져다 준 책을 읽고 있다.
표정이 복잡하다.
엘리오스: …읽어보실래요? 괜찮아요. 레이미님이 가져다 주신 거니까. 이건 도저히 태워버릴 수 없겠더라고요.
읽어볼까?
>예
>아니오
…그것을 데려오기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. 일단 반항이 심해서 지하감옥에 가둬 놓았다. 동생이 낳은 건 확실하지만 원수의 자식이기도 한 이걸 과연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.
그 아이를 데려 가기 위해 교회에서 사자가 왔다. 이런 불쌍한 생물들을 위한 시설이 있다고 한다. 아이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는지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. 날 올려다 보는 눈이 동생과 똑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. 교회의 사자는 적당히 혼내서 쫓아 보냈다.
인간의 언어를 가르쳤다. 그 아이가 처음 만든 문장은 “나, 엘리오스, 할 것이다, 너, 죽인다”였다. 드디어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. 조금 사이가 가까워진 걸까.
…
엘리오스가 계단에서 넘어졌다. 머리부터 떨어져서 자기 뿔에 다쳤다. 이 탑에는 계단이 많아 걱정이 돼 뿔을 잘랐다.
영문을 알 수 없지만 무엇인가 큰 충격을 받았는지 며칠째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.
…
엘을 데려오고 1년이 넘었는데 그 동안 대화를 거의 안 했다는 걸 깨달았다. 대화 소재를 찾기 위해 내일부터 마법을 가르치기로 했다.
마법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. 역시 피는 속일 수 없군.
…
어제는 엘이 내게 덤볐다. 용기는 가상하다만 내가 만든 마법으로 나한테 덤비다니… 혹시 바보가 아닐까 걱정이 된다. 오늘부터 간식을 몰수하고 생선 머리를 먹이기로 했다.
생선눈알을 남기려 하길래 적당히 혼냈다.
…
오늘치 생선이 상했었는지 엘이 배탈이 났다. 생선상인을 적당히 혼내 줬다. 그런데 엘이 그 장면을 보고는 겁을 먹은 모양이다. 아직 어리지만 너무 심약한 것 아닐까… 반시의 손톱이 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해서 디저트 대신 먹이기로 했다.
요즘 자꾸 체중이 주는 것 같아 오늘부터 저녁은 미노타우로스 비계를 먹이려 했는데, 엘이 앞으로 식사는 자기가 전부 맡겠다고 나섰다. 그 뭔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처음 봤다. 반시의 손톱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. 그렇게 하게 두었다.
엘이 식사를 도맡은 이후 얘기할 거리가 늘었다. 오늘은 국이 짜다고 말했다. 내일은 식사 중에 “물 좀 다오”라고 말을 붙여봐야 겠다.
수프를 먹으려던 중 은식기가 변색된 걸 보고 엘의 얼굴에 부어 버렸다. 그런 얕은 수밖에 몰라서야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 생각인 거지. 일단 엘이 의식을 되찾으면 진짜 독살이 뭔지 가르쳐야겠다.
16살이 된 걸 기념해서 로브를 새로 맞춰 줬다. 로브를 부탁했던 장인은 “이게 제 인생 최대의 걸작이니까 이제 살려주세요, 제발.”이라고 말했다. 좋은 물건이 나왔다니 흡족하다. 엘은 아직 성장기니까 15cm정도 넉넉하게 맞췄는데 아직 발에 많이 끌리는 모양인지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에 피가 났다. 또 뿔을 자를 때가 온 건가.
일기는 끝없이 계속된다…
엘리오스: …전 20년 가까이 스승님이 절 엿먹이려고 그런다고 생각했어요. 그야 한번도 솔직하게 말씀하신 적 없었는 걸요. 저도 잘한 건 없지만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어요, 스승님은.
+삭제된 이유는 레이미는 카일리아가 쓴 글을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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